대학원에 가기 위한 준비를 끝냈다면, 어떤 학교에 가야 하는지 찾아봐야겠죠.
앞선 프롤로그에 언급했듯, 미국엔 참 많은 대학교들이 있습니다. 한국처럼 순위나 명성이 순차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각자의 분야에 따라 탑스쿨의 기준이 달라지는 만큼, 어디서부터 알아야 봐야 하는지 막막할 수도 있어요.
그렇기에 이번 포스팅에선 제가 고려한 기준들을 공유하고자 하니, 읽어가시면서 각자에게 맞는 기준들을 정립해보시길 바랍니다.
주의:
이 글은 미국 공학대학원 입시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공계열 전공자들에게도 통용될 듯 하나, 예체능(D.M. 등) 및 전문 학위 (Pharm D. 등) 지망생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내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선택 기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본인이 생각하는 미국 탑스쿨 순위를 물어본다면, 각자 다른 대답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에서야 흔히들 들어본 하버드, MIT, 프린스턴 등의 HYPMS가 먼저 생각이 나실 테고 그 외에 Rice University나 Carnegie Melon University와 같은 학교들은 잘 모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앞선 학교들 모두 대단한 학교들이나, 그 학교들에 제가 하고 싶은 분야를 연구하는 랩이 있는지부터 알아봐야겠죠. 이것저것들을 고민하다 보면 정신이 없어져버리니, 먼저 우선순위를 만든 뒤 그 안에 끼워 넣어 봅시다.
기준은 사람들마다 다를 수 있으나, 전 다음과 같은 순위로 연구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1. 해당 연구분야의 대가
2. 학교의 전반적인 명성
3. 학비 및 생활비
4. 학교의 성향 및 근처 인프라
5. 위치
이해가 되기도 하고, 엥? 싶은 내용도 있을 텐데요, 각각의 순위에 따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해당 연구분야의 대가
이왕 미국까지 가는데 가능하면 좋은 연구환경에서 선구자의 지도를 받고 싶지 않을까요? 그 분야의 대가는 생각보다 이곳저곳에 흩어져있어서 이따금 '왜 이런 분이 이런 곳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fMRI, BOLD 등의 창시자인 MRI의 대가, Kamil Ugurbil 교수님의 CMRR(Center for Magnetic Resonance Research) 연구센터도 제가 속한 미네소타 대학교에 계시죠. 다 나열하기엔 너무 큰 업적을 세우신 분이라 이분 이름이 들어간 grant는 웬만해선 accept가 되어 센터에 속한 연구실들은 대부분 풍족하다고 해요.
그럼 그 대가가 누군지 어떻게 아는데?라고 물으신다면, 열심히 찾아봐야겠죠. 전 a) 해당 분야의 수상 이력 (NSF/NIH award 등), b) 빅 페이퍼/리뷰의 저자, c) 교내외 뉴스에 등장을 기준으로 알아보았습니다.
a) 해당 분야의 수상 이력: 물론 노벨, 필즈 등의 상을 수상하신 분들의 연구실을 찾아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되겠으나, 각자의 세부분야에 따라 없는 분들도 계실 테니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이나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와 같이 정부기관에서 주도하는 상이나, 학회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습니다.
b) 빅 페이퍼/리뷰의 저자: 보통 a)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기똥찬 논문을 뽑아내실 가능성이 높지만, 그럼에도 평소에 연구를 진행하다 자주 본 이름도 여기에 포함하겠습니다. 꼭 보면 특정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알 수 없는 레퍼렌스를 타고 가다 보면 매번 보이는 반가운 이름들, 그런 분들의 랩은 여러분의 관심분야에 밀접할 가능성이 높겠네요.
c) 교내외 뉴스에 등장: 교수님들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시면 여러 장단점이 존재하겠으나, 연구성과로 보도가 되신 분들이면 한 번쯤 눈여겨볼 법도 합니다. 구글의 뉴스 섹션을 고정으로 두시고 연구분야에 관련한 키워드를 몇 번 입력하시다 보면, 여러 업적으로 교내외 뉴스에 소개되는 PI가 있으니, a)와 b)에서 잘 찾아지지 않는다면 활용해보세요.
2. 학교의 전반적인 명성
좋은 학교엔 실력 있는 연구자가 있을 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요? 학위를 지나오며 본인의 분야가 유명한 학교의 이름들은 한 번쯤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가령 의료분야를 적용하는 연구라고 한다면, 의대로 자주 들어본 Johns Hopkins University를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요.
Fig1. 에서 첨부한 US News나 QS의 Graduate ranking도 절대적이진 않으나, 참고해볼 법도 합니다. 간혹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정통 분야와 다르게 파생/응용 분야들은 생뚱맞은 곳에서 유명할 수 있으니 여러 지표를 확인해보면 학교에서 밀어주는 전공/분야가 보이실 겁니다. 이런 곳들은 외부 투자도 많이 받고, 이미 닦아놓은 길들이 있기 때문에 각 분야에서 유지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장비나 인프라 등이 풍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희 분야에선 유지비와 윤리문제로 인해 많이 시도하지 못하는 원숭이 연구를 예로 들어볼 수 있겠네요.
3. 학비 및 생활비
사람 사는 곳에서 돈을 무시하진 못하겠죠. Ph.D. 과정으로 입학하시면 대부분 펀딩이 함께해서 stipend(월급)을 받고 살아갈 수 있으나, MS과정으로 입학하셔서 펀딩 지원이 안되어 자비로 다니셔야 하는 경우엔 학교의 명성을 떠나 생활을 유지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같은 강달러, 고금리 시대엔 더더욱이나마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나마 stipend도 해당 주의 물가를 반영해서 지급하긴 하나, 캘리포니아나 뉴욕같이 집값부터 살인적인 곳에선 박사 월급으로도 생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국내외, 교내외로 존재하는 장학금들을 고려해보거나, 풍족한 랩을 찾아 평균 이상의 펀딩을 받을 수 있는 등의 예외도 존재하니, 지원하는 단계에선 일단 붙어두고 나서 고민하는 게 더 바람직하겠네요.
4. 학교의 성향 및 근처 인프라
의외로 학교가 위치한 그 주변 환경이 학위 과정에 꽤나 큰 영향을 줍니다. 자연과 같은 환경적 요인은 이후 5. 위치에 설명하고, 지금 말씀드리는 환경은 기업의 유/무, 회사의 종류 등을 뜻합니다. 가령 스타트업이 활발하고, 기술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많은 Bay Area 근처, UC버클리나 스탠퍼드와 같은 학교들은 이공계열에선 특히 creativity를 요구하기도 하며, 학위과정 중에 인턴쉽을 잡을 기회가 많겠지요. 하다못해 Microsoft나 Boeing 등이 있는 시애틀, 3M과 Boston Scientific 등이 있는 미네아폴리스도 이에 포함합니다. 해당 주에 본사가 위치한 경우, 그 기업의 Founder가 그 주의 플래그쉽 주립대학교 출신이거나, 그 주에 속한 대학생들에 찾아가 채용설명회를 더 자주 진행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미국은 70-80%의 채용이 Networking으로 이뤄진다고 할 만큼 지연이 중요한데, 회사가 모여있는 곳엔 그 직원들이 많으니 상대적으로 networking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모교인 Purdue University와 같은 경우엔 워낙 깡시골에 위치하다 보니 갈 곳이 없어 자연스레 연구실적이 비례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해보는데요, 각 과의 alumni들의 진로를 찾아보시면 그 학교가 위치한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도 떨어지면 고민할 이유가 없으니, 학위과정 이후 희망하는 진로에 따라 어느 정도만 고려하며 지원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5. 환경
여기서의 환경은 자연환경을 의미합니다. 미국은 시차가 4개로 나뉘어 있을 정도로 굉장히 큰 나라입니다. 일반적으로 북부는 춥고 남부는 더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크다 보니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시애틀에서는 여름을 제외하고 비만 내려서 전반적으로 우중충한 날씨였다면, 현재 거주하는 미네소타는 눈물나도록 추워서 겨울이 반년 가까이 지속되곤 합니다. 사람이 날씨만 좋아도 기분에 큰 영향을 주다 보니, 지리적 요인들도 고려하며 여러 지역에 위치한 학교들을 알아보기를 권합니다.
마치며
학교들이 너무 많아지면 선택장애가 옵니다.
각자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 다르다 보니, 오늘 나눈 제 기준들을 보며 어느 정도의 참고가 되시길 바라며, 늘 그랬듯 해당 포스팅에 대해 더 궁금하거나 추가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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